서울숲은 말 목장이었고 경마장이었던 땅
○ 서울숲 군마상과 경마장
○ 군마상 소재지 :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

(서울숲 군마상, 서성원 ⓒ)
말의 고장 성수동
말의 고장은 어딘가요? 제주도. 맞아요. 그렇다면 서울에서 말의 고장은? 앵? 서울에도 말의 고장이 있어요?
성수동이에요. 동네 이름 속에 말이 있어요.
조선 시대에 임금이 직접 나와서 말 기르는 것과 군대의 연무(練武)를 사열하던 정자가 성덕정(聖德亭)이에요.
여기서 '성(聖)'를 가져오고 뚝도 수원지(水源地)의 '수(水)' 자를 따서 만든 게 성수동(聖水洞)이에요.
그리고 지금도 성수동에는 말들이 있어요. 그것도 나라에서 기르는 말이죠. 첨 들어 봤다구요?
그래요. 관심을 가져야 알게 되죠. 서울경찰기마대가 성수동에 있답니다.
이제 성수동이 말과 인연이 많은 동네라는 걸 아시겠요?
그렇다면 성수동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카페? 블루보틀? 뭐니 뭐니 해도 서울숲이죠.
서울숲에서는 무얼 볼 수 있을까요? 그래요, 숲이지요. 환경 오염이 심각한 오늘날, 서울시의 허파를 맡고 있지요.
그렇다면 서울숲이 드넓은 초원이었다면 믿으시겠어요?
(군마상, 서성원 ⓒ)
내가 서울숲을 처음 방문한 게 언제더라. 기억이 나지 않네요. 그렇지만 군마상은 보았어요. 그걸 어떻게 믿어요?
그걸 보면서 이렇게 생각했었거든요. ‘아하, 말을 좋아하는 조각가가 있었나 보다. 경주하는 모습을 만들었구먼.’ 나중에 알게 되었지요.
서울숲이 옛날에는 뚝섬경마장이었다는 것을. 그랬어요.
무엇이든 알고 봐야 재미가 있지요. 서울숲이 되기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려 해요. 말과 함께한 역사 말이에요.

서울숲 항공사진, 2018년 쯤 서울숲을 조성할 때 경마장 트랙 일부를 공원 시설로 살려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974년 뚝섬경마장 항공사진, 경마장 트랙이 선명합니다. - 서울역사편찬원 제공)
말과 함께 한 서울숲 땅의 역사
호랑이가 담배 피던 시절에 뚝섬(서울숲)에는 누가 살았을까? 아마도 호랑이 사촌이 살았겠지. 확실한 기록이 없어요. 기록으로 남은 게 조선 시대죠. 조선을 건국한 사람이 누군지는 아시죠? 그래요, 이성곕니다. 태조라고 하지요. 그가 왕에 올랐으니 최고 결정권자가 되었지요. 장군이었잖아요. 국방을 튼튼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나 봐요. 국방은 군사력이지요. 조선 시대만 해도 군사가 기동력을 가지려면 군마가 있어야 했어요. 말은 군사를 태우고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죠. 말을 기르려면 뭐가 필요해요? 목장이죠.
이성계가 서울숲을 포함한 거대한 목장을 만들었어요. 나라에서 세운 거니까 국립목장이죠. 크기가 어마어마했어요. 동으로 아차산, 서로 살곶이다리, 남으로 뚝섬, 북으로는 배봉산 안쪽이었거든요. 동서로 7리, 남북으로는 15리 정도였대요. 그러니까 현재 서울숲 자리는 조선 시대에는 말들이 뛰놀던 목장이었어요. 병자호란 후에 청나라가 목장을 하지 못하게 했대요. 군사력을 무력화시킨 거죠. 그 이후 뚝섬(서울숲)은 말과 인연을 끊게 되려나 했지요. 1954년, 서울경마장이 뚝섬으로 왔어요. 서울경마장이 신설동에 있었는데 6.25 전쟁 중에 미군 비행장으로 징발되었거든요. 그러자 한국마사회가 경마장을 옮긴 거죠.
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을 했죠. 바로 다음 날부터 뚝섬(서울숲)에 경마장 공사를 시작했었대요. 3년 전쟁 중에 수백만 명이 죽거나 다쳤고 시설은 폐허가 되었죠. 휴전이 되자마자 경마장 공사를 시작해요. 뭔가 짚이는 게 있으신가요? 사실은 1922년에 일제가 조선경마구락부를 만들었고 경마를 시작했어요. 해방이 되니까 조선경마구락부가 한국마사회로 바뀌죠.
그리고 경마장 후보지를 뚝섬으로 생각하고 땅을 매입해 놨었대요. 조선시대에 말 목장이 있던 곳이 1954년에는 경주마들이 달리는 경마장이 된 거죠. 그러다 말들은 뚝섬을 떠나요.
1989년이죠. 경마장이 과천으로 옮겨 갔어요.
서울숲 비공개 지역에 남아있는 승마훈련원 건물
이렇게 서울숲은 오랫동안 말과 함께한 역사가 있어요. 2005년, 뚝섬이 서울숲공원으로 다시 태어나죠. 하지만 말과 함께 한 땅의 역사까지 지울 수는 없었어요. 그때 상징물을 만들지요. 국립대 조각가 설계를 맡았대요. 하지만 이런저런 문제가 생겨서 시공사가 군마상을 완성했나 봐요. 조각에는 작가를 표시하죠. 군마상 표석에는 없어요. 어쨌거나 과거의 역사와 사연을 품고 있는 경주마들 은 밤낮없이 달리고 있죠. 언더스탠드 에비뉴를 통과하면 군마상이 바로 보여요. 경주마와 기수들을 보면서 말과 함께한 서울숲의 과거를 떠올려 보는 것은 재미있을 거예요. 우리, 서울숲에서 한번 만나요.

(군마상 표석, 작가를 표기하지 않았다. 서성원 ⓒ)
(군마상 표석, 작가를 표기하지 않았다. 서성원 ⓒ)
서울숲은 말 목장이었고 경마장이었던 땅
○ 서울숲 군마상과 경마장
○ 군마상 소재지 :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
(서울숲 군마상, 서성원 ⓒ)
말의 고장 성수동
말의 고장은 어딘가요? 제주도. 맞아요. 그렇다면 서울에서 말의 고장은? 앵? 서울에도 말의 고장이 있어요?
성수동이에요. 동네 이름 속에 말이 있어요.
조선 시대에 임금이 직접 나와서 말 기르는 것과 군대의 연무(練武)를 사열하던 정자가 성덕정(聖德亭)이에요.
여기서 '성(聖)'를 가져오고 뚝도 수원지(水源地)의 '수(水)' 자를 따서 만든 게 성수동(聖水洞)이에요.
그리고 지금도 성수동에는 말들이 있어요. 그것도 나라에서 기르는 말이죠. 첨 들어 봤다구요?
그래요. 관심을 가져야 알게 되죠. 서울경찰기마대가 성수동에 있답니다.
이제 성수동이 말과 인연이 많은 동네라는 걸 아시겠요?
그렇다면 성수동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카페? 블루보틀? 뭐니 뭐니 해도 서울숲이죠.
서울숲에서는 무얼 볼 수 있을까요? 그래요, 숲이지요. 환경 오염이 심각한 오늘날, 서울시의 허파를 맡고 있지요.
그렇다면 서울숲이 드넓은 초원이었다면 믿으시겠어요?
내가 서울숲을 처음 방문한 게 언제더라. 기억이 나지 않네요. 그렇지만 군마상은 보았어요. 그걸 어떻게 믿어요?
그걸 보면서 이렇게 생각했었거든요. ‘아하, 말을 좋아하는 조각가가 있었나 보다. 경주하는 모습을 만들었구먼.’ 나중에 알게 되었지요.
서울숲이 옛날에는 뚝섬경마장이었다는 것을. 그랬어요.
무엇이든 알고 봐야 재미가 있지요. 서울숲이 되기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려 해요. 말과 함께한 역사 말이에요.
서울숲 항공사진, 2018년 쯤 서울숲을 조성할 때 경마장 트랙 일부를 공원 시설로 살려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말과 함께 한 서울숲 땅의 역사
서울숲 비공개 지역에 남아있는 승마훈련원 건물

호랑이가 담배 피던 시절에 뚝섬(서울숲)에는 누가 살았을까? 아마도 호랑이 사촌이 살았겠지. 확실한 기록이 없어요. 기록으로 남은 게 조선 시대죠. 조선을 건국한 사람이 누군지는 아시죠? 그래요, 이성곕니다. 태조라고 하지요. 그가 왕에 올랐으니 최고 결정권자가 되었지요. 장군이었잖아요. 국방을 튼튼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나 봐요. 국방은 군사력이지요. 조선 시대만 해도 군사가 기동력을 가지려면 군마가 있어야 했어요. 말은 군사를 태우고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죠. 말을 기르려면 뭐가 필요해요? 목장이죠.
이성계가 서울숲을 포함한 거대한 목장을 만들었어요. 나라에서 세운 거니까 국립목장이죠. 크기가 어마어마했어요. 동으로 아차산, 서로 살곶이다리, 남으로 뚝섬, 북으로는 배봉산 안쪽이었거든요. 동서로 7리, 남북으로는 15리 정도였대요. 그러니까 현재 서울숲 자리는 조선 시대에는 말들이 뛰놀던 목장이었어요. 병자호란 후에 청나라가 목장을 하지 못하게 했대요. 군사력을 무력화시킨 거죠. 그 이후 뚝섬(서울숲)은 말과 인연을 끊게 되려나 했지요. 1954년, 서울경마장이 뚝섬으로 왔어요. 서울경마장이 신설동에 있었는데 6.25 전쟁 중에 미군 비행장으로 징발되었거든요. 그러자 한국마사회가 경마장을 옮긴 거죠.
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을 했죠. 바로 다음 날부터 뚝섬(서울숲)에 경마장 공사를 시작했었대요. 3년 전쟁 중에 수백만 명이 죽거나 다쳤고 시설은 폐허가 되었죠. 휴전이 되자마자 경마장 공사를 시작해요. 뭔가 짚이는 게 있으신가요? 사실은 1922년에 일제가 조선경마구락부를 만들었고 경마를 시작했어요. 해방이 되니까 조선경마구락부가 한국마사회로 바뀌죠.
그리고 경마장 후보지를 뚝섬으로 생각하고 땅을 매입해 놨었대요. 조선시대에 말 목장이 있던 곳이 1954년에는 경주마들이 달리는 경마장이 된 거죠. 그러다 말들은 뚝섬을 떠나요.
1989년이죠. 경마장이 과천으로 옮겨 갔어요.
이렇게 서울숲은 오랫동안 말과 함께한 역사가 있어요. 2005년, 뚝섬이 서울숲공원으로 다시 태어나죠. 하지만 말과 함께 한 땅의 역사까지 지울 수는 없었어요. 그때 상징물을 만들지요. 국립대 조각가 설계를 맡았대요. 하지만 이런저런 문제가 생겨서 시공사가 군마상을 완성했나 봐요. 조각에는 작가를 표시하죠. 군마상 표석에는 없어요. 어쨌거나 과거의 역사와 사연을 품고 있는 경주마들 은 밤낮없이 달리고 있죠. 언더스탠드 에비뉴를 통과하면 군마상이 바로 보여요. 경주마와 기수들을 보면서 말과 함께한 서울숲의 과거를 떠올려 보는 것은 재미있을 거예요. 우리, 서울숲에서 한번 만나요.
(군마상 표석, 작가를 표기하지 않았다. 서성원 ⓒ)
(군마상 표석, 작가를 표기하지 않았다. 서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