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에는 자전거 타는 사람이 많다. 자전거는 성수동에서 일상의 교통수단을 넘어 사람과 공간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큰 상징성이 있다. 이른 아침 서울숲 공원 산책길에 자전거로 등교하는 성수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종종 만났다. 서울숲 공원을 지나 자전거로 학교에 등교하는 학생들을 보며 어린 시절 자전거 타던 추억이 떠올랐다. 나도 어렸을 때부터 자전거를 즐겨 타던 학생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살던 강원도 시골의 고향 집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지 않은 평지의 농촌 마을이었다. 당시 집에서 시내버스 정류장까지는 걸어서 30분이 소요되었고, 중학교로 향하는 마을버스는 우리 집 앞을 하루 3번 지나다녔다. 불편한 대중교통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자전거를 자주 접하게 되었다. 강원도 시골에서 살다가 서울로 취업을 하게 되면서 성수동에 정착하고부터는 회사 출퇴근길에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근무할 당시에는 중랑천 송정 제방길을 따라 자전거로 출퇴근했고, 서울숲 공원 옆에 위치한 카페성수에서 일할 때는 주말에 틈틈이 성수동 골목골목을 자전거로 누볐다. 성수동 동네 한 바퀴를 도는 날이면 어디서나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흔치않게 마주하곤 했다. 성수동 수제화 구두에 들어가는 가죽과 부자재를 공방으로 옮기는 아저씨의 손에도, 시장에 장보러 가는 아주머니의 손에도 자전거는 빠지지 않았다.
성수동에서 태어난 어린 아이들은 자전거 뒷좌석에 마련된 보조 안장으로 자전거를 처음 경험하고, 추운 겨울에 사용이 줄어든 자전거는 상점 앞에서 멋진 크리스마스 불빛과 함께 빛을 발휘한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자전거와 함께하는 일상의 모습은 성수동에서 만날 수 있는 흔한 풍경이다.
자전거가 성수동에 특히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성수동이라는 지역이 갖고 있는 지리적인 특징을 이야기하고 싶다. 나의 고향 강원도 시골 동네처럼 성수동도 오르막 내리막길이 거의 없다. 넓은 땅 대부분이 평지다. 자전거 타기 편리한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성수동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자전거를 많이 경험한다. 생활 반경에 자전거가 밀접하게 연결된 성수동에서, 사람들의 일상이 자전거로 시작되어 자전거로 끝난다고 말해도 과장이 아니다.
성수동에 살며 자전거를 억수로 많이 타고 다녔다. 뚝섬역을 출발하여 중랑천과 한강 자전거 도로를 지나 서울숲 공원으로 돌아오는 길은 내가 가장 즐겨 이용했던 코스였다. 자전거를 타던 어느 날에는 문뜩 '자전거 주차장은 어디에 있을까?'라는 질문이 들었다. 서로 다른 자전거 주차장에서 학생, 직장인, 주부 등의 사람을 기다리는 자전거. 성수동 골목 담벼락을 출발한 자전거의 주차장은 지하철역, 학교, 시장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 자전거는 성수동 지역 사람들의 삶을 이어주는 매개체다.
성수동을 여행한다면 한번쯤은 자전거를 타보길 바란다. 그리고 자전거를 탄 사람의 시선으로 성수동을 경험해 보자. 자전거를 타는 사람, 자전거에 실린 물건, 자전거가 세워진 장소를 관찰하다 보면 성수동 사람들의 삶이 보일 것이다. 확실한 것은 자전거의 위치와 역할은 조금씩 다르더라도, 자전거를 탄 그들은 모두 각자의 역할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이란 사실이다. 자전거 타고 천천히 둘러보는 성수동 여행. 성수동의 사람과 공간을 깊게 이해하는 가장 빠른 방법일지도 모른다.
글, 취재, 사진. 이상국
(leesang3002@gmail.com)
#뚝도채널e #사계절공정여행 #성수동 #자전거#여행
성수동에는 자전거 타는 사람이 많다. 자전거는 성수동에서 일상의 교통수단을 넘어 사람과 공간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큰 상징성이 있다. 이른 아침 서울숲 공원 산책길에 자전거로 등교하는 성수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종종 만났다. 서울숲 공원을 지나 자전거로 학교에 등교하는 학생들을 보며 어린 시절 자전거 타던 추억이 떠올랐다. 나도 어렸을 때부터 자전거를 즐겨 타던 학생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살던 강원도 시골의 고향 집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지 않은 평지의 농촌 마을이었다. 당시 집에서 시내버스 정류장까지는 걸어서 30분이 소요되었고, 중학교로 향하는 마을버스는 우리 집 앞을 하루 3번 지나다녔다. 불편한 대중교통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자전거를 자주 접하게 되었다. 강원도 시골에서 살다가 서울로 취업을 하게 되면서 성수동에 정착하고부터는 회사 출퇴근길에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근무할 당시에는 중랑천 송정 제방길을 따라 자전거로 출퇴근했고, 서울숲 공원 옆에 위치한 카페성수에서 일할 때는 주말에 틈틈이 성수동 골목골목을 자전거로 누볐다. 성수동 동네 한 바퀴를 도는 날이면 어디서나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흔치않게 마주하곤 했다. 성수동 수제화 구두에 들어가는 가죽과 부자재를 공방으로 옮기는 아저씨의 손에도, 시장에 장보러 가는 아주머니의 손에도 자전거는 빠지지 않았다.
성수동에서 태어난 어린 아이들은 자전거 뒷좌석에 마련된 보조 안장으로 자전거를 처음 경험하고, 추운 겨울에 사용이 줄어든 자전거는 상점 앞에서 멋진 크리스마스 불빛과 함께 빛을 발휘한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자전거와 함께하는 일상의 모습은 성수동에서 만날 수 있는 흔한 풍경이다.
자전거가 성수동에 특히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성수동이라는 지역이 갖고 있는 지리적인 특징을 이야기하고 싶다. 나의 고향 강원도 시골 동네처럼 성수동도 오르막 내리막길이 거의 없다. 넓은 땅 대부분이 평지다. 자전거 타기 편리한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성수동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자전거를 많이 경험한다. 생활 반경에 자전거가 밀접하게 연결된 성수동에서, 사람들의 일상이 자전거로 시작되어 자전거로 끝난다고 말해도 과장이 아니다.
성수동에 살며 자전거를 억수로 많이 타고 다녔다. 뚝섬역을 출발하여 중랑천과 한강 자전거 도로를 지나 서울숲 공원으로 돌아오는 길은 내가 가장 즐겨 이용했던 코스였다. 자전거를 타던 어느 날에는 문뜩 '자전거 주차장은 어디에 있을까?'라는 질문이 들었다. 서로 다른 자전거 주차장에서 학생, 직장인, 주부 등의 사람을 기다리는 자전거. 성수동 골목 담벼락을 출발한 자전거의 주차장은 지하철역, 학교, 시장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 자전거는 성수동 지역 사람들의 삶을 이어주는 매개체다.
성수동을 여행한다면 한번쯤은 자전거를 타보길 바란다. 그리고 자전거를 탄 사람의 시선으로 성수동을 경험해 보자. 자전거를 타는 사람, 자전거에 실린 물건, 자전거가 세워진 장소를 관찰하다 보면 성수동 사람들의 삶이 보일 것이다. 확실한 것은 자전거의 위치와 역할은 조금씩 다르더라도, 자전거를 탄 그들은 모두 각자의 역할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이란 사실이다. 자전거 타고 천천히 둘러보는 성수동 여행. 성수동의 사람과 공간을 깊게 이해하는 가장 빠른 방법일지도 모른다.
글, 취재, 사진. 이상국
(leesang3002@gmail.com)
#뚝도채널e #사계절공정여행 #성수동 #자전거#여행